등록된 디자인은 63,722장이다. 그런데 사용자가 사진을 올리면 페이지의 절반 가까이가 디자인 없이 맨 배치로 나간다. 왜 그런지, AI로 즉석 생성하면 풀리는지 실측으로 확인했다.
포토북 한 페이지에 사진을 넣는 것은 액자에 사진을 끼우는 일과 같다. 사진 두 장을 넣으려면 구멍 두 개짜리 액자가 필요하고, 그 두 장이 하나는 세로 하나는 가로라면 세로 구멍 하나 + 가로 구멍 하나인 액자가 있어야 한다.
우리는 이런 액자를 미리 만들어 등록해 둔다. 그게 디자인 템플릿이다. 문제는 세로 둘짜리, 가로 둘짜리는 넉넉한데 세로 하나 가로 하나 섞인 것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맞는 액자가 없으면 추천이 실패하지는 않는다. 대신 장식 없는 맨 배치로 조용히 넘어간다. 사진은 제대로 들어가지만 배경 장식과 문구 자리가 사라진다. 이게 "레이아웃+배경으로 폴백한다"는 말의 실제 모습이다.
아래는 가능한 조합 20가지 전부와 각 조합의 실제 폴백률이다. 사진은 한 페이지에 1~5장이 들어가고, 각 장이 가로냐 세로냐로 갈린다. 순서는 따지지 않으므로 HV와 VH는 같은 조합이다. 그래서 20가지가 전부다.
왼쪽 끝은 가로만, 오른쪽 끝은 세로만이다. 가운데로 갈수록 섞인 조합이고, 색이 진해지는 곳이 폴백이 잦은 곳이다.
여기서 세 가지가 읽힌다.
마지막 항목의 정체는 중복 회피다. 추천기는 최근 3페이지에 쓴 디자인이 또 뽑히면 그걸 버리고 맨 배치로 간다. 같은 디자인이 연달아 나오는 것을 막으려는 장치다. 그런데 한 조합에 디자인이 한 장뿐이면 세 페이지 안에 다시 나오는 순간 무조건 폴백한다. 지금 디자인 한 세트는 21장이고 조합은 20가지라, 조합당 한 장씩밖에 없다.
오른쪽 두 칸이 대응 방향을 정한다. 빈 조합을 채우는 것만으로는 절반밖에 못 잡는다. 나머지 절반은 조합당 장수가 한 장뿐이어서 생긴다. 조합을 넓히는 일과 조합당 장수를 늘리는 일이 같은 무게로 필요하다.
디자인 세트 2,648개 중 98%가 정확히 21장이다. 우연이 아니라 표준 브리프다. 그리고 그 21장은 가로 1장 셋, 세로 1장 둘, 가로 2장 둘, 세로 2장 둘 하는 식으로 순수 조합만 채우고 섞인 조합은 하나도 만들지 않는다.
왜 그럴까. 게으름이 아니다. 디자인은 "추천용 부품"이 아니라 "책 한 권"으로 설계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는 28쪽짜리 책을 한 권 만든다. 첫 장은 사진 한 장 크게, 다음 펼침면은 셋, 그 다음은 하나로 쉬어가는 식의 리듬이 있다. 그 리듬을 따르면 자연스럽게 순수 조합이 나온다.
증거가 있다. 디자인팀 생성기로 책 한 권을 실제로 만들어 보았다. 26쪽이 나왔고 20가지 조합 중 정확히 10가지를 채웠다. 등록된 디자인 세트들의 중앙값도 정확히 10가지다. 같은 숫자다.
즉 책을 위한 브리프와 추천을 위한 브리프는 목적이 다르다. 책은 리듬이 중요하고, 추천은 커버리지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책 브리프로만 만들어 왔다.
| 항목 | 값 | 뜻 |
|---|---|---|
| 디자인 총량 | 63,722장 | 부족한 것은 총량이 아니다 |
| 디자인 세트 | 2,648개 | 한 세트가 한 판형을 담당한다 |
| 세트당 장수 | 21장 | 2,595개 세트가 정확히 이 숫자다 |
| 세트당 채운 조합 | 10 / 20 | 중앙값. 절반이 빈다 |
| 조합당 장수 | 약 1장 | 중복 회피에 그대로 걸린다 |
| 맨 배치(레이아웃) 커버리지 | 20 / 20 | 완전하다. 그래서 폴백이 조용히 성공한다 |
| 등록 검증 기준 | 사진 장수 6종 | 조합은 검사하지 않는다 |
맨 아래 두 줄이 중요하다. 맨 배치용 레이아웃은 20가지 조합을 전부 덮는다. 그래서 디자인이 없어도 화면이 깨지지 않고 조용히 넘어간다. 아무도 문제를 몰랐던 이유다. 그리고 등록할 때 "사진 장수가 6종 이상 있는가"만 검사한다. 조합을 보지 않으니 20가지 중 6가지만 채운 세트도 통과한다. 공백이 재발하는 구조가 여기 있다.
디자인팀이 넘긴 것은 Claude 플러그인이다. 그래서 "AI가 디자인을 만든다"고 이해하기 쉽다. 안을 열어보면 지시서 5개와 파이썬 54개로 되어 있고, 일을 셋이 나눠 한다.
정확한 표현은 "AI가 만든다"가 아니라 "AI 지원 공정"이다. AI는 조사하고 후보를 내지만 무엇 하나 스스로 확정하지 못한다. 이건 한계가 아니라 규칙으로 못 박은 설계다. 공정 문서에 규칙 번호까지 붙어 있다.
AI가 규칙 완화로 확정하지 않는다(R8) — 지금은 완화한 쪽으로 두고 담당자 판단을 받는다.
아래는 항목마다 AI가 어디까지 하고 누가 결정하는지를 나눈 것이다. 오른쪽 열이 비어 있는 항목이 하나도 없다.
| 하는 일 | AI가 하는 것 | 결정하는 쪽 |
|---|---|---|
| 트렌드·레퍼런스 조사 | 자료를 모아 초안을 낸다. 근거를 못 찾은 항목은 "확인 안 됨"으로 남긴다 | 판매 실측과 담당자. 기획 1판의 핵심 전제 두 개가 실측으로 폐기됐다 |
| 표지 시안 |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3종을 만든다. 테마만으로 자유롭게 발산하는 경로는 폐기됐다 | 담당자가 하나를 지목하고, AI는 그것만 재구성한다 |
| 컬러 세트 | 카탈로그 440종에서 서로 다른 방법으로 2안을 추린다 | 담당자 택1. 두 안이 같은 방법이었을 때 "제안 의미가 없습니다"로 반려됐다 |
| 내지 배치 | 파이썬 산출물을 A·B 2안으로 정리해 보고한다 | 담당자 택1. 1차 산출은 금지 항목 세 개로 반려된 적이 있다 |
| 문구 | 자리 크기에 맞춰 조판만 한다 | 문구 자체를 사람이 쓴다. AI는 짓지 않는다 |
| 피그마 반영 | 대지에 얹고 다시 재서 수치를 검증한다 | 디자이너 확정본이 기준값이 된다 |
| 규칙이 충돌할 때 | 양쪽을 재서 나란히 보고한다 | 담당자. AI는 규칙을 완화해 확정할 수 없다(R8) |
파이썬이 맡은 쪽은 판단이 필요 없는 일이다. 사진 자리 좌표를 계산하고, 여백·간격·재단 규칙을 검사하고, 마주보는 쪽의 사진 수 제약을 판정하고, 책 전체의 리듬 분포를 맞추고, 편집기에 넣을 수 있는지 게이트로 막는다. 여기에는 언어 모델이 개입하지 않는다.
이 분업에는 이유가 있다. 인계 문서에 이렇게 적혀 있다. "이 공정의 핵심 설계는 AI가 창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배치는 구조 풀에서 가져오고, 문구는 사람에게 받고, 색은 카탈로그에서 고른다." 반복되는 실수를 문서가 아니라 코드와 검증으로 막는다는 원칙이 따라붙는다.
그래서 배치를 만드는 부분은 순전히 파이썬이다. 언어 모델을 부르지 않고, 실측 통계와 규칙으로 좌표를 뽑는다. 직접 실행해 확인했다. 책 한 권(64칸)에 23초가 걸리고, 비어 있는 특정 조합을 지정해 변형 8개를 뽑으라고 하면 0.01~0.12초에 끝난다.
재료도 새로 창작한 것이 아니다. 생성기가 쓰는 구조 풀 2,111개는 두 곳에서 왔다. 하나는 우리가 이미 가진 맨 배치용 레이아웃이고, 다른 하나는 기존에 등록된 디자인 39권을 뜯어 역으로 추출한 것이다. 구조 풀 안에 옛 디자인 세트 코드가 그대로 남아 있다.
이 구조 풀이 20가지 조합을 전부 덮는다. 가장 많이 비어 있는 조합에도 재료가 충분하다. 즉 만들 능력이 없어서 비어 있는 게 아니다. 브리프가 책 한 권이었기 때문에 그 조합을 요청한 적이 없을 뿐이다.
디자이너가 인계 문서 마지막에 남긴 말이 이 설계를 요약한다. "AI가 잘하는 것은 규격을 틀리지 않는 것과 같은 품질을 반복하는 것이다. 잘 못하는 것은 그 배치가 예쁜지 판단하는 것이다. 그래서 공정 안에 사람 게이트를 다섯 군데 남겼다."
| 확인한 것 | 결과 |
|---|---|
| 구조 풀이 덮는 조합 | 20 / 20 |
| 빈 조합 하나에 변형 8개 만들기 | 0.01~0.12초 |
| 책 한 권(64칸) 전체 생성 | 23초 |
| 생성기가 부르는 언어 모델 | 없음 |
| 한 권에 필요한 사람 결정 | 8곳 |
| 정사각 확정부터 가로·세로 파생까지 | 2일 |
마지막으로 중요한 구분이 있다. 배치가 곧 디자인은 아니다. 실제 디자인 90장을 뜯어보니 사진 자리 외에 장식이 61%, 문구 자리가 59%, 배경 그림이 22%에 붙어 있었다. 그리고 폴백이 잃는 것은 정확히 이것들이다. 사진 자리와 배경색은 맨 배치 경로에도 붙기 때문이다.
장식 154개의 위치를 보면 3분의 2가 사진 여백에 작게 놓이고 3분의 1은 사진 위에 일부러 겹친다. 여백에 얹는 쪽은 규칙으로 흉내낼 여지가 있지만, 겹치는 3분의 1과 "어떤 장식을 고를지"는 미적 판단이다. 디자인팀 공정이 그 판단을 사람에게 남긴 이유다.
먼저 실시간의 진짜 강점을 인정해야 한다. 매번 새로 만들면 중복 회피 폴백이 원천적으로 사라진다. 그게 전체 폴백의 51%다. 같은 디자인이 반복될 일이 없으니 회피할 것도 없다. 사전 생성으로는 장수를 늘려 확률을 낮추는 게 최선인데, 실시간은 구조적으로 없앤다.
그런데 세 가지가 막는다. 어느 것도 생성 속도 때문이 아니다.
참고로 응답 시간 여유도 넉넉하지 않다. 전권 추천이 이미 3.5초이고, 페이지의 94.6%를 차지하는 편집기 재추천이 232밀리초에 20페이지를 처리한다.
데이터가 이 방향을 지지한다. 그리고 좋은 소식이 하나 있다. 추천기가 조합의 순서를 따지지 않으므로 필요한 것은 62가지가 아니라 20가지다. 가로·세로 순서만 바꾼 변형을 따로 만들 필요가 없다. 디자인팀 물량 부담이 3분의 1로 줄어든다.
HV와 HVV 두 조합만 먼저 해도 40.5%가 된다.사용자 사진과 테마를 읽어 맞춤 디자인을 만든다는 발상은 위 두 경로와 다른 축의 가치가 있다. 다만 실시간 경로의 제약을 그대로 물려받는다.
먼저 해볼 만한 중간 단계가 있다. 맨 배치로 나가는 페이지에 규칙으로 장식을 얹는 것이다. 지금은 사진 자리와 배경색만 있는 맨 페이지가 나가는데, 장식의 3분의 2가 여백에 작게 놓인다는 실측이 있으니 여백을 찾아 테마에 맞는 장식을 배치하는 정도는 규칙으로 가능하다. 사진 위에 겹치는 것까지 흉내내려 하지 않는 게 요령이다.
HV 하나로 VH까지 덮인다. 코드 변경이 없고 지금 시작할 수 있다.HV(38.0만장·84%)와 HVV(24.3만장·69%)다. 이 둘만 순수 조합 수준으로 내리면 전체 폴백률이 40.5%가 된다. 여덟 조합 전부면 33.3%다.